중국의 왕조 교체와 공산혁명, 그리고 현대화의 여정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여러 왕조를 거치며 세계 최대의 문명권을 유지해왔다. 청나라 멸망 후 혼란의 시기를 지나 1949년 공산당 주도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으며, 이후 개혁개방과 현대화 전략을 통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이 글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한 대전환의 흐름을 조명한다.
청나라 말기, 외세의 침입과 내부 붕괴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는 만주족에 의해 1644년 수립되어, 약 270년간 통치하였다. 한족 중심의 명나라를 계승한 청나라는 초기 안정된 통치를 이어갔으며, 강희제와 건륭제 시기에는 ‘강건성세’라 불리는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18세기 말부터 관료제의 부패와 인구 증가, 사회적 불만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19세기 들어 본격화된 서구 열강의 침입은 청 제국의 약점을 드러냈다. 1840년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는 난징조약을 통해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고, 문호 개방과 치외법권 등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이후의 2차 아편전쟁, 태평천국의 난, 양무운동, 변법자강운동, 의화단 사건 등 연이은 내부 혼란과 외세의 침략을 유발하였다. 특히 1900년 의화단 사건 이후 청나라는 열강의 공동 군사 개입과 더 많은 치욕적인 조약 체결로 사실상 자주권을 상실한 상태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중들은 점차 ‘반청, 반외세’ 구호를 내걸고 봉기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한 혁명 운동이 확산되었다. 그 결과, 1911년 신해혁명이 발발하였고, 쑨원이 이끄는 혁명파는 청 황제를 퇴위시키며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수립하게 된다.
국공내전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
중화민국 수립 이후 중국은 곧바로 정치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위안스카이의 제정 시도, 군벌 시대,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중앙정부의 통제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1927년 국민당 장제스는 공산당을 탄압하며 국공내전을 본격화하였고, 이 갈등은 중일전쟁(1937~1945) 동안 일시적 협력을 거쳐 2차 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시기 마오쩌둥은 장정(長征)을 통해 공산당을 재건하고 농민 기반의 게릴라전을 통해 지지 기반을 확보하였다. 결국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은 베이징 천안문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고, 국민당은 타이완으로 퇴각하게 된다. 공산당 정권은 토지 개혁, 농업 집단화, 국유화 정책 등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철폐하고 사회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단행하였다. 그러나 대약진운동(1958~1961)은 비현실적 생산 목표와 정치적 압박으로 수천만 명의 아사자를 초래하는 실패로 이어졌다. 이후 1966년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은 마오의 권력 재확립과 이념 순수성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수많은 지식인, 관료, 예술인들이 박해를 받았고, 국가 전반이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마오의 사망 이후, 중국은 새로운 방향 전환을 모색하게 된다.
개혁개방과 현대 중국의 부상
1978년 덩샤오핑이 실권을 잡으면서 중국은 이념적 교조주의에서 벗어나 실용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하게 된다. 그는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이라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바탕으로, 농촌의 생산 책임제 도입, 특구 설치, 외자 유치 등을 통해 ‘개혁개방’을 본격화하였다. 1980~1990년대 중국은 연평균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공장의 위상을 얻게 되었고, 점차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였다.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베이징 올림픽 개최(2008), GDP 세계 2위 등 외교·문화·경제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그러나 1989년 톈안먼 사건은 여전히 정치적 개방에 대한 민감함과 일당독재의 한계를 드러냈고, 이후에도 표현의 자유, 인권, 홍콩 문제 등에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진핑 체제에 들어서는 장기집권 체제가 본격화되었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반부패 캠페인 등을 통해 국내외 영향력을 확장하는 한편, 내부 통제는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하며 고도성장과 정치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대만 문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등 세계 질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21세기 국제 질서의 향방에 있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